"유행에 변화하는 한복이 아닌, 전통을 반영하는 한복으로 아름다움을 전달합니다."
1974년 한국직물 부터, 50년 역사통해 전통 한복 계승
5,000종 이상 전통 한복 소재 갖춘 민간 한복소재 박물관 계획
사진제공 / 실로실크, 안재숙 실로실크 대표 |
"음식은 나를 위해 먹고, 옷은 상대방을 위해 입는 것이라 했던 선조들로 부터 복식에 대한 정신을 한복 소재의 가치와 아름다움으로 이어가고자 합니다." 안재숙 실로실크 대표의 자존감은 직접 제작한 전통 한복과 범접할 수 없는 전통한복 소재의 다양성에서 드러난다.
2015년 실로실크(실로직물) 론칭에 이어, 모로코 국왕 선물로 전달된 패키지 디자인, 한·중 정상회담 국빈 선물로 디자인한 설화수 면세점 국빈 선물 패키지 디자인과, BTS 서울 글로벌 홍보영상 한복 제작과 영국왕실 초청행사 한복 제작(Rejina Pyo), 해리 스타일스 한복 제작(소니뮤직코리아)등 한복 장인의 손끝에서 탄생한 전통한복과 전통소재의 아름다움이 안재숙 실로실크 대표의 레퍼런스중 일부다.
여기에 100년의 세월을 담은 한국가구박물관의 고가구와 병풍,
차별화된 고급한복과 장신구로
의미있는 소중한 순간을 기록할 수 있도록 실로실크 스튜디오를 설치, 정통성에 기반을 두고 준비한 전통 돌상 차림
백일, 돌, 환갑, 칠순 등을 기록하도록 공간 구성까지 갖추었다.
궁중 설화단장, 사대부 설화단장, 예인 설화단장 등 생소하지만 기품이 담긴 전통 복식 문화를 고집스럽게 이어온 안재숙 실로실크 대표는 레지나표 • 민효린 등 유명 인사들을 통해 사라져가는 우리 문화의 품격을 높이고,
전통의 맥을 잇기 위해 전통 한복을 제작하는 공수를 마다않는다. 한국 복식문화의 민간 대사인 셈이다.
1974년 세브란스 어린이 병원 소아들과 고아원 어린이들에게 도움을 주기위해 창설된 C.F.C(한불여성회) 창립 50주년 행사에서 프랑스 대사 부인 '페리에 드 라 바띠'여사에게 한복을 입힌 장본인도 실로실크 안재숙 대표다.
안재숙 실로실크 대표에게 전통한복에 대한 그녀의 히스토리를 들어본다.
사진제공 / 실로실크, 안재숙 실로실크 대표 |
▣ 한복 입문의 계기는?
저는 디자인을 전공하였고 대학 졸업 후 한국 직물에 입사를 했습니다. 국내 한복지 생산 업체 중 Top으로 꼽히는 회사였습니다.
패턴 디자인에 관심이 많았던 저에게 한국 직물은 예술적 영감을 불러 일으켰고, 원단의 생산 전반에 관한 지식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1970년대 설립된 한국직물은 한복소재 최초로 섬유적정규정을 통과(양장지는 수출입이 원활하여 섬유적정규정 사례가 보편화 되어 있으나, 한복 소재는 그때도 지금도 시도한 예가 없었다)하여 홍콩의 중심 백화점과 일본에 수출했던 고급직물 생산업체입니다.
90년대 한국직물의 명성은 대단했습니다. 종로 관철동의 고급 주단점과 이영희, 허영, 이리자 선생님 등 당대 한복 업계의 명성 있는 분들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한복 업계는 급격한 하락을 맞이하게 되었고, 우량한 한복지 생산 업체들이 문을 닫았습니다.
제가 몸담고 있었던 회사도 예외는 아니었고, 한복 업계에서 유통되는 한복지의 품질도 하향 평준화되어가고 있었습니다.
회사의 상황도 상황이었지만, 한복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고, 원단에 대한 사람들의 기준이 낮아지는 것을 보면서 저는 한국인으로서 안타까운 마음이 컸습니다.
2000년대 초반 약 127곳 이었던 직물 회사는 2019년 대여섯 곳만 남는 현실이 되었습니다.
회사는 수십 년간 생산했던 고급직물을 결국 정리하기에 이르렀고, 한복의 수요가 줄어든 현실에서 매입하는 곳들도 없었습니다.
회사에서 이 일들을 총괄 담당하던 저는 문득 자존심이 상했습니다. 그리고 오기가 생겼습니다. 개인이 아닌 한국인의 한사람으로서 말이죠.
어릴 때부터 한국 전통직물이 얼마나 훌륭한 직물인지 알기에 그렇다면 이 훌륭한 직물을 소재로한 옷을 지어서 직접 선보이면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한국직물의 소재는 업체들 간에서도 한복 소재의 명품으로 불릴 만큼 탁월했습니다. 홍콩으로 수출할 당시 세컨 브랜드의 이름이었던 ‘실로실크’로 옷을 짓는 회사를 설립했습니다.
그때 나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을 먹었던 것 같습니다. 탁월한 소재로 이 소재에 맞는 바느질과 배색으로 옷을 지어보자는 결심이 지금의 실로실크가 되었습니다.
다양했던 한복 소재가 점차 획일화 되고, 품질마저 저하된 소재들로 만들어진 한복은 사람들의 관심을 저버리기에 충분했고, 악순환이 이어졌던 것 같습니다.
이에 대한 자구책으로 광장시장에 한국 직물 직영 한복 매장을 오픈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좋은 원단으로 만든 한복이 얼마나 아름답고 기품이 있는지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공부했습니다.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의상학과에서 전통복식사 과정을 거쳐 조금 더 견고하고 단단한 전통 복식을 구현하는 일에 매진하게 되었습니다.
사진 제공 : 실로실크 |
▣ 대표님의 역할은?
문헌을 토대로 정통적인 디자인을 찾고, 다양한 패턴의 원단을 생산하고, 색에 예민하여 직접 염색에도 관여합니다. 전통복식에 맞는 장신구를 연구하고 구현하는 일과 함께 전통복식에 관련한 강의을 하기도 합니다.
매장을 정리하는 일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흐트러진 기물은 없는지, 향은 어떤지를 먼저 체크합니다. 실로의 기물 하나하나와 향은 한복을 아름답게 표현하기 위한 요소들이기 때문입니다.
준비가 끝나면 고객을 맞이합니다. 신랑, 신부, 첫돌아기, 어린이, 혼주 등 다양한 고객들의 한복을 배색하고 디자인하는 상담을 합니다. 때론 전통복식과 관련한 자문기관으로서의 상담까지 병행하여 하루가 마감되곤 합니다.
실로실크는 전통에 충실하여, 색, 소재, 선이 가지고 있는 최상의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구현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돌잔치, 혼례, 수의 등 일생의례 예복 뿐 만 아니라, 패키지 디자인, 브랜딩 등 전통문화의 확장성을 도모하고 있습니다.
타업체에 비해 실로실크를 방문하시는 고객층은 매우 다양한 편입니다. 혼례를 준비하는 손님 외에도 국제 행사나 리셉션, 국가기관에 종사하는 분들과 연예인등이 그들입니다.
최근엔 프랑스 대사 부인 이자벨 베르투의 한복을 지었습니다. 또한 디자인을 전공하는 분들의 방문이 많은 편입니다. 이런 분들은 색이나 디자인적인 디테일에 한층 더 예민한 고객들입니다.
▣ 실로실크 브랜드에 대한 영감과 아이디어는 어디서 얻고 있나요?
두 가지입니다. 옛 선조들의 복식에 대한 사상과 다양한 디자인을 담은 문헌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그것을 재해석 하는 것이 나의 주된 작업과정입니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자연입니다. 자연이 담은 색을 사랑합니다. 현실속에서 아름답다고 느끼는 모든 것들의 색을 민감하게 바라보는 편입니다.
한복의 아름다움은 '선'입니다. 한복이 가진 특징 중 하나는 평면재단입니다. 사이즈를 기본으로 짓지만 평면재단이어서 입는 사람의 몸에 입혀 선을 정리하며 입을 때, 그리고 착장한 이의 몸가짐(움직임)에 따라, 그리고 속옷의 모양에 따라 그 고아한 선이 유지되는 오묘한 옷이 한복이라고 생각 합니다. 단조로운 듯 하면서도 색과 선이 조화로울 때 입는 사람을 귀하게 만들어 주는 옷이 바로 '한복'입니다.
▣ 한복의 '현재'와 '미래'는 어떠한 모습 일까요?
한복의 현재는 나에게 격동하는 시기로 느껴집니다. 2000년대 들어서면서 여러 다양한 이유로 한복을 찾는 사람은 꾸준히 감소했고, 그에 따른 한복관련 산업도 점점 더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한류로 인한 외국인들의 관심과 또 한국내에서 레트로를 찾아 나서는 젊은이들의 문화적 감성이 더해져 한복에 많은 관심이 몰리고 있습니다.
젊은이들의 한복에 대한 관심에 편승한 신진 디자이너들은 한복적 요소를 의상에 접목시켜 'K-한복'이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옷들을 선보이고 있고, 많은 사람들이 그 옷에 열광하고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이런 문화적 흐름 가운데 본연의 전통 한복의 중요 요소를 배제하고, ‘창의성’이란 이름으로 한복의 정체성이 모호한 옷들이 생겨나고도 있습니다.
신진 디자이너들은 유럽, 중국, 인도 등 여러 나라의 전통 복식의 요소를 가져와서 한복에 녹여내는 도전적인 작업을 시도하고 있습니다만, 해설을 해주지 않으면 한복인지 도저히 모를 것 같은 디자인이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앞서 한복의 현재를 격동하는 시기로 느끼고 있다고 말씀드린 이유입니다.
이 시기가 지나면 한복의 미래는 균형적인 두 가지가 공존해 갈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현재는 한복이라는 이름으로 양립하며 서로 다른 의견을 팽팽하게 마주하고 있지만 머지않은 미래 빠른 변화를 잘 수용하는 한국인들은 전통한복이 주는 우아한 아름다움과 한복의 요소를 녹여낸 디자인 한복을 명확하게 선택하고 균형적으로 발전시켜 나가리라 생각합니다.
▣ 디자이너를 꿈꾸는 차세대에 대한 조언은?
빠르게 반응하고, 받아들이고, 변화하기를 즐겨하는 한국인의 특성은 패션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듯합니다.
각 나라마다 조금 더 높은 가치를 두는 의식주 문화에 있어 우리 선조들은 '의(衣)' 즉 복식에 사상을 담았었습니다. 음식은 나를 위해 먹고 의복은 상대방을 위해 입을 만큼 복식을 예의 중심으로 삼았습니다. 결국 한국의 패션은 한국인의 DNA에 녹아진 선조들의 사상이 주는 힘을 발휘하게 되지 않을까요?
우리가 가진 한국직물의 소재는 우수합니다. 그런데 이 소재의 기본은 정직함입니다. 실로실크는 수익을 남기기 위해 작은 꾀를 쓰지 않았고, 가장 좋은 원사로 정직한 밀도를 고집하며 성실한 직공들의 노련한 기술을 지켜갈 수 있도록 늘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리고 실로실크는 그것을 바탕으로 가장 좋은 소재로 가장 좋은 옷을 지어 입는 이를 가장 아름답게 만들어주는 일을 가장 큰 기쁨으로 생각합니다.
한 단어를 말하고 싶습니다, 그것은 '진정성'입니다. 패션업계는 그럴듯한 모습이 자기의 모습이라고 생각하고 낮은 자세의 겸손함이 없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런 사람들은 처음부터 끝까지를 만들어내는 힘이 없습니다.
자기에게 맡겨진 모든 일들에 진정성을 담아내는 사람은 과정도 결과물도 중간이상을 유지해 갈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사람들에게 보여지는 것, 매우 민감한 일을 하는 사람들입니다. 그 일을 하는 사람이 꼭 기억해야 할 것은 스스로가 가벼워서는 절대 감동을 주는 것을 만들어내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 주요 계획은?
젊은이들의 성지가 되어가는 을지로에 힙한 감성의 한복관련 편집샵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가칭 “구리개 포목점”) 을지로의 옛 지명을 찾아 뜻을 구현하고 젊은이에서 어르신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고객들이 공유 가능한 공간을 만들어 보려고 합니다.
판매될 상품으로는 현재는 생산이 어려운 원단, 한복관련 소품, 오브제, 한복소재를 이용한 조끼, 스커트, 파우치, 조각이불, 노리개 등이 될 것입니다.
모든 상품은 반드시 우리가 직접 만들어 판매합니다. 인사동에서 판매되는 한국적인 수입제품이 아닌 숙련된 선생님들의 핸드메이드로 제작하여 판매될 예정입니다.
또한 특별한 한복패션쇼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전문 모델이 아닌 모녀, 형제, 부부 등 가족들이 한복을 입고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그림을 그려보려 합니다.
마지막으로 실로실크는 한국문화의 자긍심 고취가 필요한 문화적 소외계층(재외아동 등)을 찾아 지속적인 지원을 해나갈 것입니다.
▣ 안재숙 실로실크 대표 프로필
2015 실로실크 대표
2017 성균관대학교 일반대학원 의상학과 석사 / *논문: 2019년 광장시장 내 한복원단 판매업체 및 판매 견직물 현황에 관한 연구
2021 성균관대학교 일반대학원 의상학과 박사과정
▣ 업력 등 현황
• 2015~2017
실로실크 론칭(2015), 실로키즈 론칭(2017)
모로코 국왕 선물 패키지 디자인
설화수 한·중 정상회당 국빈 선물 디자인(시진핑·펑리위안여사)
설화수 면세점 국빈 선물 패키지 디자인
• 2018~2019
현대백화점 본점 팝업스토어(명품키즈존 등)
세종학당재단 Latvia 한복 교육
설화수 ‘설화단장’ 복식전시 및 제작·운영 등
BTS 서울 글로벌 홍보영상(TVC) 한복 제작
• 2020~
성균관대학교 일반대학원 의상학과 동문전 전시 등 전시다수
설화수 실란명작 컬렉션 패키지 디자인
아모레퍼시픽 VVIP답례 패키지 디자인
• 2021~2022
실로실크 도산공원점 개점(갤러리한복, 실로실크)
대한제국 복식전(후원 한국가구박물관)
일생의례 복식전(후원 한국가구박물관)
재단법인 YEOL 한복교육
• 2023~2024
실로실크 종로점 재개점
영국 버킹엄궁 왕실 초청행사 한복 제작(디자이너 레지나표)
팝스타 해리스타일스 한복 제작(소니뮤직코리아)
한불여성회(C.F.C) 창설 50주년 기념행사 한복 제작
웨스틴조선서울, 돌행사 쇼케이스 한복부문 참여
*설화수 등 기업고객 다수
*심은하, 태양·민효린, 전혜빈, 바다, 강소라, 이현이, 홍현희·제이슨 등
▣ 주소 : 실로실크, 서울특별시 강남구 언주로146길 9 2층
silosilk@naver.com +82-2277-9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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