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과 빛의 대비 속에 피어난 희망을 표현하는 윤서희 작가의 개인전 'Black Holiday’ 엠 컬렉트 나인틴 갤러리에서 개최된다. 

이미지 출처: 엠 컬렉트 나인틴 / Black holiday 1168×910mm Acrylic on canvas 2024



이번 윤서희 작가의 개인전 'Black Holiday’에서 어둠은 단순히 텅 빈 공간이 아닌, 새로운 시작을 품은 공간이라고 이야기한다. 

작가는 캔버스 위에 쌓고 긁어내는 반복적인 작업을 통해 내면의 무늬인 ‘블랙 튤립’을 고요한 어둠 속에서 피어난 강인한 생명을 상징으로 형상화했다. 


이미지 출처: 엠 컬렉트 나인틴 / Black tulip 530×455mm Acrylic on canvas 2024



작품 속 블랙 튤립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어둠 속에서 스스로를 증명해내는 존재로 우리의 깊은 내면에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윤서희 작가는 “이 그림들을 통해, 나와 비슷한 어둠을 경험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블랙 홀리데이는 지나간다. 그리고 그 안에서 우리는 우리의 블랙 튤립을 만날 수 있다. 그것은 어쩌면 생의 가장 고요한 축복일지도 모른다.”라고 전했다. 

한편 윤서희 작가의 개인전 'Black Holiday’은 12월 13일(금)부터 28일(토)까지 엠 컬렉트 나인틴 갤러리(서대문구 연희로 11가길 23, 2f)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이미지 출처: 엠 컬렉트 나인틴 / A romantic world 803×803mm mixed media on canvas 2024



● 전시정보 

1. 윤서희작가 개인전 
2. 전시명: 'Black Holiday' 
3. 2024.12/13(금)~ 12/28(토) 일,월요일 휴관 
4.갤러리주소: 서울 서대문구 연희로 11가길 23, 2층(연희동) T:02.722.9686 

● 작가 노트 

어둠은 종종 내게 질문을 던진다. 어디로 가야 할지, 무엇을 그려야 할지, 그리고 왜 계속 살아야 하는지. 나는 답을 알지 못한 채 캔버스 앞에 앉는다. 손끝에 얹힌 붓은 생각보다 무겁고, 물감은 마치 마른 땅 위의 물처럼 흘러가 버린다. 그런 날은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아 캔버스를 새까만 물감으로 덮는다. 

어떤 날은 빛이 스러진다. 하루가 흘러도, 밤이 찾아와도, 어둠만이 모든 것을 삼키는 듯한 날이 있다. 그 어둠은 밖에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내 안에서 피어나고 번지며, 끝내 나를 가득 채 운다. 나는 그것을 '블랙 홀리데이' 라 부르기로 했다. 그 이름은 고요하고 차갑게, 그러나 묵직하 게 내게 다가왔다. 

그런 날, 나는 캔버스 앞에 앉는다. 물감은 쌓이고, 쌓인 물감은 다시 긁혀나간다. 긁어내고 덧칠하는 반복 속에서, 나는 내가 무엇을 찾으려는지조차 알지 못한다. 굵힌 자국 아래 드러나는 색들 이 있을 때, 나는 비로소 내가 지나온 길과 마주하게 된다. 그 과정은 한 걸음씩 어둠 속을 더듬 어 걷는 것과 같다. 앞이 보이지 않아도, 멈추지 않고 손끝으로 길을 찾아가는 일. 

블랙이라는 색은 비어 있는 듯 보인다. 그러나 그 속에는 무엇인가가 담겨 있다. 내가 지나온 시 간, 잊었다고 믿었던 감정, 그리고 보이지 않지만 확실히 존재하는 빛. 나는 그 어둠 속에서도 무엇인가 피어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그 순간, '블랙 튤립' 내게로 왔다. 

블랙 튤립은 어둠 속에서 태어난 꽃이다. 쉽게 피어나지 않지만, 한 번 그 모습을 드러내면 강렬하다. 고요하고 단단하며, 끝내 빛을 향하지 않아도 스스로를 증명하는 존재. 내가 그림 속에 담 고자 했던 것은 바로 그것이었다. 고요한 어둠 속에서 숨겨져 있다가, 시간이 지나면 마침내 드러나는 것. 그것은 희망이라기보다는 생명에 가까웠다. 어둠 속에서도 무언가는 자라고, 살아 있고, 피어난다.

"어둠은 텅 비어 있지 않다. 그것은 새로운 시작을 품은 공간이다." 


블랙 홀리데이는 그런 시간이다. 모든 것이 멈춘 듯한 시간이지만, 잃어버린 것을 되찾고, 새로운 가능성을 찾는 과정이기도 하다. 내가 캔버스 위에 쌓은 물감들은 마치 나의 감정과 같았다. 덧칠하고 긁어내는 과정을 통해, 나는 내면의 무늬를 발견했다. 그것은 혼란스럽고 날카로웠지만, 그 안에는 생명의 흔적이 분명히 있었다. 

블랙 튤립은 그런 생명을 상징한다. 고요한 어둠이 있었기에 그것은 피어날 수 있었다.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은 순간들, 그 시간 속에서 우리는 가장 중요한 무언가를 찾아낼 수 있다. 어둠 속에서 피어나는 것은 누구에게나 있다. 그것은 빛이 아니라, 어둠 자체에서 자란다. 

나는 물감을 쌓고 긁어내며 그런 흔적을 남겼다. 그것이 내 블랙 튤립이고, 블랙 홀리데이다. 그리고 어둠은 지나간다. 하지만 그 어둠이 지나가기 전에, 우리 안에는 무엇인가가 새겨진다. 희망 인지, 상처인지, 혹은 새로운 이야긴지는 알 수 없다. 다만 그것은 분명히 존재하며, 살아 있는 흔적으로 남는다. 

이것은 나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블랙 홀리데이는 누구에게나 있을 법한 순간이다. 이 전시를 보는 누군가에게도 이 이야기가 닿기를 바란다. 나와 같은 어둠을 경험하고 있는 사람들, 그들 역시 자신의 블랙 홀리데이를 겪고 있을 것이다. 

이 그림들을 통해, 그 어둠 속에서도 피어날 수 있는 무언가를 발견할 수 있기를. 
우리 각자가 지나온 어둠 속에서도 작은 빛을 찾을 수 있다는 가능 성을, 그 가능성이 결코 희미하지 않다는 것을. 

블랙 홀리데이는 지나간다. 그리고 그 안에서 우리는 우리의 블랙 튤립을 만날 수 있다. 그것은 어쩌면 생의 가장 고요한 축복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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